[작가 문성경] “자연을 소중히 여기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 비바리퍼블리카 소속
- 하은지
- 3일 전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12시간 전
*본 인터뷰는 아트오브를 통해 ‘비바리퍼블리카’에 취업한 문성경 작가님과 나눈 대화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그림 작가 문성경입니다. 현재 비바리퍼블리카 소속 예술인으로 근무 중이에요. 뇌병변 장애로 일상에 불편함이 있지만, 활동지원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초등학교 때 처음 화가의 꿈을 꾸셨다고 들었어요. 그림은 언제부터 좋아하셨나요?
초등학교 시절 연세재활학교를 다녔어요. 그때 사생대회에서 처음으로 상을 받았고, 그 경험이 계기가 되어 자연스럽게 화가의 꿈을 품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 그림이 점점 더 좋아졌고요.
Q. 작가님을 직접 뵈면 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학창 시절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친구들을 돕는 역할에 더 가까웠어요. 말하지 못하는 친구들의 눈빛과 표정을 대신 전해주곤 했거든요. 한 학년에 한 반뿐이어서 6년 동안 같은 친구들과 함께 지냈고, 그래서인지 그 시간이 더욱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어요. 중·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반대로 도움을 받는 입장이 되었어요.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 있었죠. 그래서 더 밝고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Q. 이후 사회복지학부에 진학하셨어요. 그 선택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나요?
어릴 때부터 꿈이 많았어요. 그중 하나가 고민상담사였습니다. 친구들이 제게 고민을 털어놓는 일이 많았거든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역할도 이 세상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 졸업 후에는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에도 도전하셨죠.
처음에는 어머니께서 말리셨어요. 과정이 어렵고 고생스러울 것을 걱정하셨거든요. 하지만 자립을 결심하면서, 저만의 도전을 시작해 보고 싶었어요.
Q.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활동지원사 우복실 선생님을 만나면서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제 외향적인 성향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봐 주셨고,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 수 있도록 함께 외출하며 마음을 돌봐주셨어요. 부모님께도 늘 감사한 마음이 있지만, 선생님께는 특히 더 큰 고마움을 느껴요. 덕분에 어려움 속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Q. 시험 공부 과정도 인상 깊었는데요. 서점에 직접 가서 전공 서적을 몽땅 사오셨다고요.
네, 맞아요. (웃음) 교보문고에 직접 가서 전공 과목 책 8권을 한꺼번에 구입했어요. 책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 활동지원사 선생님께서 교재 6권을 직접 읽어 육성으로 녹음해 주셨어요. 저는 그 음성을 매일 반복해서 들으며 공부했고요. 그렇게 네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Q. 그 열정과 끈기가 존경스럽습니다. 합격 순간의 기쁨도 남달랐을 것 같아요.
말 그대로 날아갈 듯한 기분이었어요. 제 노력과 의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부모님과 활동지원사 선생님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혼자서는 해낼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해요.

Q. 그러다 그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2005년 12월, 송파구민회관에 있던 장애인 그림 동우회 ‘화사랑’을 알게 되면서 그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스케치부터 아크릴화, 유화까지 차근차근 작업했어요. 이후 2010년, 정신여고 동창과 함께한 2인전을 계기로 작가로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Q. 첫 개인전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고 들었어요.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 선생님께서 개인전을 마련해 주셨어요. 당시 혈액암으로 투병 중이셨지만, 거주지 근처 갤러리에서 전시를 열 수 있도록 끝까지 마음을 써주셨거든요. 그 덕분에 첫 개인전을 가질 수 있었어요.


Q. 작가님의 작품은 자연을 소재로 한 작업이 많은데요. 그림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기 위해서는 그 가치를 먼저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자연을 소중히 여기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Q. 특히 애정이 가는 작품이 있을까요?
가족과 제주도 여행 중 만난 천지연폭포를 그린 〈천지연의 위엄〉이라는 작품입니다. 큰 작품이라 휠체어에 몸을 기대 선 채로 완성했어요. 스스로에게 가장 뿌듯했던 작업이라, 더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Q. 작가로 살아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는지도 궁금합니다.
일본 오사카에서 〈휴식〉이라는 제목으로 소 그림 세 점을 출품해 '빅아이 전시'에 입상했던 순간입니다. 이후 우연히 여행으로 머물던 숙소가 바로 그 전시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큼 특별했어요.

Q. 그동안 자신만의 걸음을 차곡차곡 쌓아오셨는데요. 지난 세월 속에서 작가님께 가장 중요했던 가치는 무엇이었나요?
‘인간관계’입니다. 도움을 받는 입장이지만, 이왕 사는 인생이라면 저 역시 배려할 수 있는 부분에는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세상은 결국, 함께 살아가는 곳이니까요.
Q. 그렇다면 예술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요?
한 가지로 정의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예술 안에는 너무나 많은 가치들이 존재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그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지금도 계속 배우는 중입니다.

Q. 비바리퍼블리카에서 ‘소속 예술인’으로 근무하고 계신데요. 요즘 많이 행복해 보이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변에서 그림이 한결 편안해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주세요. 저 역시 같은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채용 이후, 삶에서도 그림에서도 여유가 생긴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요즘은 소속감을 느끼며 매일 캔버스 앞에 앉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손의 상태가 지금처럼 잘 유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50대와 60대에도, 작가로서 인생의 후반전을 잘 이어가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미흡하지만 제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그리고, 때로는 글로 마음을 전하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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