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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예술인 전시] 바다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함께 걸어온 1년

4일 전
4분 분량
갤러리바다 개소전 전경 ⓒ갤러리바다
갤러리바다 개소전 전경 ⓒ갤러리바다

갤러리바다가 문을 연 지 1년이 되었습니다.


갤러리바다는 국내 최초로 민간에서 만든 장애예술인을 위한 갤러리입니다. 별도의 지원사업이나 지원금에 기대지 않고, 핀휠과 아트오브가 장애인/장애예술인 고용 서비스를 운영하며 만들어낸 수익의 대부분을 다시 장애예술인의 지속가능한 예술 활동을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이미 만들어둔 길을 따라 시작한 일이 아니었기에 지난 1년 동안 많은 것을 처음 해보았습니다. 장애예술인을 발굴하고, 이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일, 기업과 연결하고, 전시와 연결하는 일, 한 명의 작가가 자신의 이름으로 관람객을 만나고 작품의 새로운 주인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일까지. 모두 하나씩 경험하며 아트오브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과정 속에는 수많은 관객들과 함께했던 순간들도 떠오릅니다. 장애보다 작품을 먼저 본 사람들, 작가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 자꾸만 마음이 가는 작품을 수없이 보러 오다가 결국 구매하는 사람들, 다시 그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사람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쌓여 개관 1주년 특별전 <바다라는 이름으로 How the Sea Holds Our Stories>에 66명의 예술인이 함께했습니다. 80평 규모의 갤러리를 가득 채울 만큼 많은 작품과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 대형 프로젝트이자 갤러리바다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드리는 선물이었습니다.



처음이라는 이름으로

66명의 참여 작가 중 51명의 작가에게 이번 전시는 인생에서의 '첫' 전시였습니다. 특히 센터나 기관을 이용하며 오랫동안 미술 활동을 이어오다가 아트오브를 통해 기업에 취업하고, 처음으로 일을 하며 월급을 받고, 이번 특별전을 통해 처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전시장에 작품을 걸어본 작가들이 많았는데요.


전시가 시작된 후에는 가족과 친구, 선생님과 함께 갤러리를 찾았습니다. 특히 작가들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전시장을 찾아 지인들에게 직접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설명하곤 했습니다.



자신의 작품이 어느 벽에 걸려 있는지 찾아보고, 다른 작가의 작품을 보고,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는 것.


그렇게 전시는 처음으로 현실의 경험이 되었습니다.


전시할 때에는 액자를 맞추는 게 필요하다는 것도 처음 배운 작가들은 다음 전시에서는 어떤 액자를 고르면 좋을지 고민하는 작가가 되었고, 다음에 참여할 수 있는 전시는 언제인지, 다음 주제는 무엇인지 먼저 묻곤 합니다. 전시 한 번이 모든 것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계속 그림을 그려도 된다고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또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예술가'라는 꿈

비바리퍼블리카에서 훈련예술인으로 근무했던 김용상 작가에게도 이번 특별전은 첫 전시였습니다. 김용상 작가는 장애와 평소 앓고 있던 기저질환 때문에 '앞으로 일하는 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다고 합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예술인으로 일하며, 처음 갖게 된 전시 기회에 김용상 작가와 가족들은 작품을 제출하기 위해 부산에서 경기도 과천까지 온 가족이 함께 차를 타고 왔습니다. 오프닝식에도 가족과 다시 갤러리바다를 찾았습니다.


취재에 응하고 있는 김용상 작가 (가운데)
취재에 응하고 있는 김용상 작가 (가운데)

이 일을 계기로 김용상 작가는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고 말합니다.

처음으로 스스로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고, 더 제대로 작업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개인 작업실을 마련했습니다. 별도의 미술 교육도 새롭게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갤러리바다에서 자신의 개인전을 열고 싶다는 다음 꿈도 생겼습니다.


새로운 주인을 만난 11점의 작품

이번 특별전에서는 11점의 작품이 새로운 주인을 만났습니다. 작품 판매는 갤러리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작가에게는 자신의 작품을 누군가 감상하고, 좋아하고, 돈을 지불해 소장하기로 결정했다는 경험입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처음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이 판매되기도 하였는데요.


앞서 갤러리바다의 상주 매니저인 신혜진 매니저의 전시 이야기를 통해 풀리오 소속의 이락 작가의 생애 첫 작품 판매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처음 판매 소식을 들었던 순간부터 작품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기까지의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는 [전시 이야기] 갤러리바다 1주년 특별전: 장애예술인의 꿈을 담다를 통해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판매된 작품을 하나씩 가볍게 소개해드릴게요.


주현(리얼게인 소속), 빛을 좇다, 30*30cm, 캔버스에 아크릴, 2026 ⓒ갤러리바다
주현(리얼게인 소속), 빛을 좇다, 30*30cm, 캔버스에 아크릴, 2026 ⓒ갤러리바다
작가노트 : 위에서 내려오는 햇살을 향해 나아가는 거북이의 모습에서 희망과 자유를 갈망하다


이동필(아진피앤피 소속), 해불양수, 15*15cm 작품 연작, 캔버스에 아크릴, 2026 ⓒ갤러리바다
이동필(아진피앤피 소속), 해불양수, 15*15cm 작품 연작, 캔버스에 아크릴, 2026 ⓒ갤러리바다
작가노트 : 바닷물은 어떤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 인간과 삶에 대한 포용과 수용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김형빈(SK네트웍스서비스 소속), 푸른 바다의 숨결, 54*39cm, 색지에 아크릴, 2026 ⓒ갤러리바다
김형빈(SK네트웍스서비스 소속), 푸른 바다의 숨결, 54*39cm, 색지에 아크릴, 2026 ⓒ갤러리바다
작가노트 : 푸른 바닷속에 가득한 열대어들을 표현한 작품으로 깊은 바닷속의 신비로운 숨결을 느끼길 원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이현규(토스플레이스 소속), 고향 바다, 24*34cm, 도화지에 물감과 색연필, 2026 ⓒ갤러리바다
이현규(토스플레이스 소속), 고향 바다, 24*34cm, 도화지에 물감과 색연필, 2026 ⓒ갤러리바다
작가노트 : 물감으로 만든 작품을 도화지에 찍어 바다를 표현했습니다. 거품 바다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와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갈매기를 그려 고향에서 바라보던 바다의 풍경을 떠올릴 수 있는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최일권(타이슨푸드코리아 소속), 어음, 15*15cm, 켄트지에 동양화와 수채화 혼합, 2026 ⓒ갤러리바다
최일권(타이슨푸드코리아 소속), 어음, 15*15cm, 켄트지에 동양화와 수채화 혼합, 2026 ⓒ갤러리바다
작가노트 : 《어음》은 '물고기 어(魚)'와 '소리 음(音)'을 합친 제목입니다. 다양한 물고기들이 한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서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서로 다른 색과 형태를 가진 물고기들이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울림을 만들어내는 바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유지안(한국비엠아이 소속), 푸른물결, 45.5*53cm, 캔버스에 유화, 2026 ⓒ갤러리바다
유지안(한국비엠아이 소속), 푸른물결, 45.5*53cm, 캔버스에 유화, 2026 ⓒ갤러리바다
작가노트 : 바다의 시원한 선율이 느껴지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하민지(토스씨엑스 소속), 바다 1,2, 각 50*50cm, 캔버스에 아크릴마카와 자개, 2026 ⓒ갤러리바다
하민지(토스씨엑스 소속), 바다 1,2, 각 50*50cm, 캔버스에 아크릴마카와 자개, 2026 ⓒ갤러리바다

작가노트 : 좋아하는 바다와 바다 위에 비친 반짝이는 햇살인 윤슬을 자유롭게 표현했습니다.

오효석(에어프레미아 소속), 파도소리(삼척), 33.5*53cm, 캔버스에 유화, 2026 ⓒ갤러리바다
오효석(에어프레미아 소속), 파도소리(삼척), 33.5*53cm, 캔버스에 유화, 2026 ⓒ갤러리바다
작가노트 : 노을빛에 저무는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그려내었습니다.

이락(풀리오 소속), 석양을 바라보는 여인(좌), 바다를 바라보는 여인(우), 각 53*45cm, 캔버스에 아크릴, 2026, ⓒ갤러리바다
이락(풀리오 소속), 석양을 바라보는 여인(좌), 바다를 바라보는 여인(우), 각 53*45cm, 캔버스에 아크릴, 2026, ⓒ갤러리바다
작가노트 : 어느덧 황혼의 나이다보니 저무는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의 여생도 아름답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고독한 나의 모습을 보고, 생각하며 아픔을 잠시나마 잊어보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바다'라는 이름 안에는 수많은 의미들이 담겨져 있고, 담길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66명의 작가들이 표현해낸 작품 안에서 갤러리바다의 의미를 되찾기도 하고, 확장되기도 하고, 때로는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작가들과 작품을 소개하는 갤러리바다와 아트오브가 되기를 바라며, 이렇게 1주년 특별전시 이야기를 끝맺으려고 합니다. 아트오브를 통해 더 많은 기업들이 훌륭한 장애예술인들을 만나게 되고, 장애예술인들의 작품이 갤러리바다에서, 더 큰 세상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특별전의 꽃이었던 '우리가 있는 이 곳이 바다' 공동 모자이크 작업 & 토스플레이스 인사팀에서 보내주신 축하 꽃바구니
이번 특별전의 꽃이었던 '우리가 있는 이 곳이 바다' 공동 모자이크 작업 & 토스플레이스 인사팀에서 보내주신 축하 꽃바구니


바다라는 이름으로 오프닝 행사 단체사진 ⓒ갤러리바다
바다라는 이름으로 오프닝 행사 단체사진 ⓒ갤러리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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