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이야기] 아직 끝나지 않은 우리의 하이파이브
- 7월 20일
- 2분 분량
※갤러리바다 신혜진 매니저가 들려주는 전시 이야기입니다.

국내 최초 장애예술인을 위한 갤러리 '갤러리바다'에 입사한지 1년. 저와 같은 발걸음으로 갤러리바다도 개관 1주년이 되었습니다. 1년의 여정 속에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이번에 갤러리바다 1주년 특별전에 관한 글을 쓰며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이 있습니다. 바로 이번 전시를 통해 생애 첫 작품 판매를 경험하게 된 풀리오 소속의 장애예술인 이락 작가님입니다.
이락 작가님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3월, 갤러리바다의 봄 전시 때였습니다. 전시를 보기 위해 갤러리를 찾아오신 작가님은 의사소통과 몸의 움직임에 다소 어려움이 있으셨지만, 단정한 모습과 환한 미소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시장 곳곳을 천천히 둘러보며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을 유심히 바라보던 작가님의 그 집중하던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마침내 자신의 작품 앞에 멈춰 섰을 때, 벽에 걸려 환한 조명을 받는 그림을 바라보던 작가님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반짝이는 눈빛과 함박 웃음에 첫 전시가 작가님께 얼마나 큰 기쁨인지 고스란히 전해졌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저 역시 덩달아 행복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작가님의 작품은 색연필로 그린 작품들이었습니다. 작품 자체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전시장 조명 아래에서는 다소 색감이 옅어 보였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붓 사용은 어려우신지 여쭤보았습니다. 작가님은 뇌병변 장애로 인해 몸을 자유롭게 제어하기 어려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 1주년 특별전을 준비하며 다시 만난 작가님의 손에는 다섯 점의 작품이 들려 있었습니다. 모두의 눈을 가장 먼저 사로잡은 것은 작품이 전부 붓을 사용한 그림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색과 선을 다루는 방식은 이전보다 한층 대담해졌고, 작품의 분위기와 표현 역시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불과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보여주신 변화 속에서 작가님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전시 첫 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작가님의 작품 두 점이 판매된 것입니다. 전시는 작가에게 그 자체로도 의미 있지만, 누군가 자신의 작품을 선택하고 구매한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응원입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이어온 작업에 대한 인정이자, 앞으로도 계속 그림을 그려갈 수 있도록 자신감과 용기를 선물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오프닝 행사에서 이 소식을 전해드렸을 때, 작가님은 그 어느 때보다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힘찬 하이파이브를 나누었습니다. 함께 무언가를 이뤄낸 듯한 큰 기쁨의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은 작가님에게뿐만 아니라, 저와 '아트오브'에게도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를 다시금 확인하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님은 그림을 통해 미래를 꿈꿉니다. 우리는 그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듭니다. 그리고 기업은 자신들의 선택이 어떤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지는지를 직접 확인하게 됩니다.
지난 1년 동안 갤러리바다는 수많은 전시를 통해 작가님들과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이번 특별전에는 이락 작가님 외에도 다양한 회사 소속 예술인으로 근무하며 생애 첫 전시를 하게 된 많은 작가님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들이 그려갈 작품과 성장 스토리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들과도 손바닥이 아플 정도의 하이파이브를 기분 좋게 나누고 싶습니다.
'바다'라는 이름 아래 모인 66명의 작가님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우리의 여정을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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